가슴이 쪼여오는 통증, 심근경색 전조증상부터 수술까지 총정리
가슴이 보내는 첫 신호
십여 년 전, 어머니께서 “심장이 쪼여 오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에는 일상에 치여 그저 “일시적인 통증이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최근, 어머니는 다시 한 번 가슴 통증을 호소하셨습니다. 이번에는 통증의 양상이 훨씬 심각했습니다.
“가슴이 따갑고, 숨쉬기가 불편하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다”라는 이야기가 이어지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검사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관상동맥 세 군데가 모두 막혀 있었고, 결국 관상동맥 우회술(Coronary Artery Bypass Graft, CABG)을 받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심장의 기능도 회복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퇴원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심장 질환은 정말로 미리 관심을 가져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는 분들, 혹은 부모님의 건강을 걱정하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관상동맥과 심혈관계 질환, 그리고 관상동맥 우회술에 대해 자세히 나누어보려 합니다.
관상동맥이란? 심장을 살리는 생명줄
1) 관상동맥의 정의
관상동맥이란 심장 근육에 혈액, 산소,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입니다. (대동맥, 좌관상동맥, 우관상동맥 총 3가지로 나뉩니다.) 심장을 둘러싼 모양이 왕관을 뒤집은 형태와 닮아서 관상(冠狀) 동맥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심장은 우리 몸 전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펌프’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심장도 자체적으로 산소와 영양분이 필요합니다. 이를 담당하는 혈관이 바로 ‘관상동맥(Coronary Artery)’입니다.
만약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장은 잠시라도 혈액 공급이 끊어지면 괴사가 진행되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게 됩니다.
2) 관상동맥이 막히는 이유
관상동맥이 막히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입니다.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과 노폐물이 쌓이면서, 동맥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내부 공간이 좁아지게 됩니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흡연, 스트레스, 비만 등 다양한 요인이 이에 기여합니다.
하지만 꼭 특정 질환이 없더라도, 가족력이나 유전적인 요인, 나쁜 생활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지는 경우도 있으니, ‘나는 병력이 없으니 괜찮아’라고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 가족력이 있으니 자제분들도 증상이 없더라도 건강검진때 심장CT를 꼭 찍어보세요" 라고 말씀하셨어요.
심장 CT로도 관상동맥의 길이 90%정도는 알 수 있다고 합니다.
(CT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심장 조영술을 받아야합니다)
어머니께서 24년 건강검진때 내시경과 심장초음파, 심전도 등...여러가지 검사를 했지만 모두 정상으로 나왔어요. 가족력이 있다면 그리고 증상이 있다면 건강검진때 추가적으로 심장 CT 찍어보기를 꼭 추천드려요.
심혈관계 질환의 종류와 주요 증상
‘심혈관계 질환’은 말 그대로 심장과 혈관에 발생하는 질환을 포괄적으로 일컫습니다.
종류가 매우 다양하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질환들은 일상에서 자주 접하거나 위험도가 높으므로 반드시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 관상동맥질환 (허혈성 심질환)
- 협심증: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며, 보통 흉부 중앙 또는 왼쪽에서 심한 압박감이 느껴집니다. 운동하거나 급작스러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발현되고,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심근경색: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끊기는 질환입니다. 심장 조직이 괴사할 수 있어, 협심증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응급 치료가 필요합니다. 가슴 통증이 오래 지속되거나(대개 20분 이상) 식은땀이 나고 구토 증상이 동반될 경우, 즉시 병원에 가야합니다. (응급상황이니 병원찾지 마시고 119불러 응급실로 바로 가야합니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명에 위협을 받아요)
- 부정맥
-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거나(두근거림, 현기증), 너무 빨리 혹은 너무 느리게 뛰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수 있으나, 심한 경우 실신이나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심부전
- 심장의 수축 기능이나 이완 기능이 떨어져, 우리 몸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쉽게 피로해지고 호흡곤란이 생기며, 다리가 붓거나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됩니다.
- 심장판막질환
- 심장 내부의 판막(대동맥판, 승모판 등)이 제대로 열리고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거나 흐름이 제한됩니다. 판막질환으로 인해 심장이 부담을 많이 받게 되면, 호흡곤란, 가슴 통증, 피로 등의 증상이 유발됩니다.
이 밖에도 고혈압, 말초혈관질환, 대동맥질환 등 심장과 혈관에 관련된 수많은 질환들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흉통, 호흡곤란, 두근거림, 부종 등과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관상동맥 우회술, 막힌 길을 우회하는 결정적 해결책
어머니께서 받으신 관상동맥 우회술(CABG)은 간단하게 말해, 막힌 관상동맥을 직접 뚫는 대신 다른 혈관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 심장으로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도록 하는 수술입니다.
심장수술 중에서도 비교적 큰 수술에 속하지만, 막힌 관상동맥 구간이 많거나 스텐트 시술이 어려운 경우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 수술 방법
- 보통 환자 본인의 다리 정맥이나 팔의 동맥, 혹은 흉부 내흉동맥을 떼어내어, 관상동맥이 막힌 곳을 우회할 수 있도록 연결합니다.
- 심장을 잠시 멈추고 체외순환기를 이용해 수술하는 방식과, 심장을 멈추지 않고 수술하는 ‘무심폐기 수술’ 방식이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달라집니다.
- 장단점
- 장점: 여러 개의 혈관이 막히거나 매우 심하게 막힌 경우, 스텐트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습니다. 재발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장기적 예후가 좋은 편입니다.
- 단점: 개흉수술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회복 기간이 길고, 수술 전후로 응급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 회복과 관리
- 수술 직후에는 집중 치료실에서 심박수, 혈압, 호흡 등을 면밀히 관리하며 회복 과정을 지켜봅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1~2주 내외로 퇴원이 가능하지만, 사람마다 회복 속도는 다릅니다.
- 퇴원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무리한 신체활동을 피하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 복용, 식습관 개선, 적절한 운동(가벼운 걷기 등)을 해야 합니다. 특히 식단에서는 염분과 지방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 후 회복, 가족과 함께하는 마음치료
어머니께서 관상동맥 우회술(심장을 멈추지 않는 비펌프 수술방식) 을 받으신 이후, 제가 느낀 점은 ‘환자 본인의 마음가짐’과 ‘가족의 지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술 자체도 몸에 큰 부담이지만,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인한 심리적 충격은 더 클 수 있습니다.
심장을 여는 개흉 수술이다 보니 갈비뼈사이를 작게 자르고 수술을 한다고 하여도 가슴부터 배꼽가지 한뼘 ~ 두뼘 이상의 칼자국도 있고, 우회로 연결시켜줄 내흉동맥도 막혀있을 경우 다리 정맥이나 팔의 동맥을 채취하는데 흉터가 많이 생겨요.
갈비뼈가 붙고 몸이 적응하기 까지 움직임이나 일상생활에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지지가 정말 중요하답니다.
- 규칙적인 병원 방문: 수술 후 재활과 검진은 필수입니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재활 운동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며, 몸 상태를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 생활 습관 교정: 담배, 음주, 스트레스 등 심장에 부담을 주는 습관들은 반드시 끊거나 줄여야 합니다. 수면 시간도 규칙적으로 유지하여 심장의 피로를 덜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 영양 관리: 지나친 지방, 염분, 당분 섭취를 피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적당한 단백질 섭취를 통해 심장 건강을 돕는 식단을 구성해야 합니다.
- 긍정적 사고와 스트레스 관리: 나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은 회복에 큰 힘이 됩니다. 본인 스스로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그리며, 호흡법, 명상, 가벼운 산책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해보시길 권장합니다.
마치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심장과 혈관 건강을 매일 챙기는 습관을 길렀으면 합니다.
통증이 사소하다고 생각해 그냥 넘기는 일이 많지만, 한 번 더 신호를 유심히 살펴보면 생명을 지키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어머니처럼 세 군데나 막힌 관상동맥도 수술과 재활로 극복하는 사례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심장 환우분들, 그리고 보호자분들께 작은 용기와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내일 어머니가 퇴원하시면 신촌세브란스 병원의 이모저모와 수술후기, 병원비, 수술비, 보험 등을 정리해서 다시 글을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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